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앵프라맹스

앵프라맹스는 눈으로 식별할 수 없는 초박형의 상태. 냉기와 온기 사이의 아주 얇은 틈 혹은 인간으로서는 깰 수도 찢을 수도 넘어설 수도 없는 아주 얇디얇은 막을 말한다. 지온과 채린 두 남녀의 시점으로 그려낸 가슴 떨리는 사랑 이야기. - 지온 - 뒤돌아서서 걸어가는 그녀를 난 잡지 못했다. 그녀를 끌어안고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었지만, 나란 인간의 용기는 거기까지였다. 비참했다.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내내 지금의 내 선택을 후회할 거라는 걸, 난 그때 절감하고 있었다. 처절하게. 그녀를 떠나보내는 순간, 난 삶의 모든 에너지를 빼앗긴 기분이었다. 내 인생에서 또다시 누군가를 이토록 열망할 수 있을까. - 채린 - 내 뒤를 따라오며 배웅해주던 그에게 뒤돌아서서 안기고 싶었다. 그는 아무 말..
앵프라맹스는 눈으로 식별할 수 없는 초박형의 상태. 냉기와 온기 사이의 아주 얇은 틈 혹은 인간으로서는 깰 수도 찢을 수도 넘어설 수도 없는 아주 얇디얇은 막을 말한다.
지온과 채린 두 남녀의 시점으로 그려낸 가슴 떨리는 사랑 이야기.
- 지온 -
뒤돌아서서 걸어가는 그녀를 난 잡지 못했다. 그녀를 끌어안고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었지만, 나란 인간의 용기는 거기까지였다. 비참했다.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내내 지금의 내 선택을 후회할 거라는 걸, 난 그때 절감하고 있었다. 처절하게. 그녀를 떠나보내는 순간, 난 삶의 모든 에너지를 빼앗긴 기분이었다. 내 인생에서 또다시 누군가를 이토록 열망할 수 있을까.
- 채린 -
내 뒤를 따라오며 배웅해주던 그에게 뒤돌아서서 안기고 싶었다. 그는 아무 말 없이 내 뒤를
바짝 따라오고 있었다. 우리 둘 사이는 아무도 모르는 섬, 각자만이 알 수 있는 앵프라맹스가
있었다. 아, 어김없이 이번 봄에도 또 그가 생각나다니. 벌써 5년째 매년 봄이면 어느새 그의
생각에 빠져있다. 오래된 사진을 보듯, 내 기억 속의 장면들 또한 여전하다.
강은정
숙명여대 인력개발정책학과 박사과정 재학 중이다. 1인출판사 [탈피]를 7년 남짓 운영하면서 소설로 ‘크로키’, ‘경쾌함’, ‘소나무나라’, ‘앵프라맹스’, ‘아시피라시옹’, ‘너를 넘어서 바통을 잡아!’, ‘모르포제 ; 나의 나와 살아가기’와 시, 에세이를 쓴다.
현실에 살면서 그 너머의 세상을 바라고 희망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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